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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는 어디서 나온 것일까?
    왜 이럴까? 2019. 10. 12. 17:31

    2017년 12월.

    미사통상문에 대한 개편이 이루어졌다.

    이 개편의 주요 내용 중에 하나는

    미사 중간이나 신부님 또는 부제님께서 강복을 주시기 위해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

    라고 말씀하셨을 때

    "또한 사제(부제)와 함께"

    라고 했던 것을

    "또한 사제(부제)의 영과 함께"

    와 같이 변경한 것이다.

     

    이에 대해서 이질감이 많이 느껴지고 생소하다고 많은 사람들이 이야기하였다. 실제로도 주변에서 많은 사람들이 이걸 왜 굳이 이렇게 바꾸어야 했는가를 질문하였다. 이에 대해서 원문의 내용을 들면서 답변을 해주었던 기억이 있는데, 오늘은 이에 대해서 한번 다시 상기해보고자 한다.

     

    1. 원문에는 어떻게 서술되어 있는가?

    우리의 미사 경문은 라틴어로 되어있는 것을 번역하였다고 알고 있다.

    자세히는 모르지만 아마 "Ordo Missae"를 번역한 것으로 알고 있다.

    그렇기 때문에 라틴어로 작성된 해당 부분을 살펴봐야 한다.

     

    "Ordo Missae"에 의하면 위 부분은 아래와 같이 계응을 하도록 되어있다.

     

    "Dominus Vobiscum."

    "Et cum spiritu tuo."

     

    여기에서 "Dominus Vobiscum."은 신부(부제)님께서 우리에게 하시는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라고 번역되는 부분이고, "Et cum spiritu tuo."는 우리에 이에 응답하는 현재 변경된 "또한 사제(부제)의 영과 함께"라고 번역되는 부분이다.

     

    이 중에서 우리가 살펴보아야 할 본문은 "Et cum spiritu tuo."이다.

    이 문장을 직역하면 "또한, 당신의 영에도 함께"라는 뜻이다.

    단어 하나씩 분석해보자면

     

    Et : 접속사, 그리고

    Cum : ~와 함께 (단어의 격에 따라 "~도 함께" 라는 뜻도 된다.)

    Spiritu : 영

    Tuo : 너의

     

    이렇게 번역이 된다. 세부적으로 들어가려면 이게 인칭대명사나 단어의 격을 알아야되는데 그렇게까지 들어가면 라틴어 초급과정을 배우는 것이 되니 그렇게까지는 분석하지 않고 생략하고자 한다.

    그래서 2017년 미사경문의 개편은 이러한 원문에 충실하여 번역을 하게 되었다는 의미이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이런 궁금증이 들 것 같기도 하다.

    2. "Tuo는 직역하면 당신이라는 듯인데, 왜 여기에서는 사제(부제)로 번역을 하였는가?"

    의외로 간단하게 생각하면 된다.

    우리가 "너"라고 호칭하거나, "당신"이라고 호칭하는 경우를 생각해보자.

    "당신" 같은 경우에 연애하는 사람들이 상대방을 친근하게 대하기 위해 부르는 경우가 있다지만, 보통의 경우 이 두 단어는 서로 "동등한 위치이거나, 손위 사람이 손아랫사람에게 부르는" 경우가 많다.

    우리 유교적인 정서로는 신부님과 신자의 지위를 동일하게 보지 않는다. 이런 입장에서 우리가 신부님에게 "너"라고 한다거나 "당신"이라고 호칭을 붙여 부른다고 생각해보자. 되게 이질감이 들 뿐만 아니라 뭔가 예의없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그래서 이러한 경우에 우리말에서는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상대방을 높이는 데 그것은

    "상대방의 직함을 부르는 것"

    이다. 그리하여 호칭 때문에 오는 불편함을 줄이고자 하였다. 그래서 "주님께서 여러분과 함께"를 신부님께서 말씀하시면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라고 하고, 부제님이 말씀하시면 "또한 부제의 영과 함께"라고 구분이 되어 생긴 이유가 이러한 이유이다. 대부분의 경우에는 습관에 의해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가 익숙하기 때문에, 부제님이 말씀하셔도 "또한 사제의 영과 함께"라고 대답하기는 하지만, 원칙적으로는 호칭이 다르기 때문에 구분을 해야한다.

     

    3. 개편에서 왜 영(Spiritu)이 추가가 되었는가?

    이에 대해서는 저도 잘 모르기 때문에 여러 자료들을 찾아보게 되었습니다.

    이에 대해서는 아래의 주소에서 그 정보를 찾게 되었습니다.(여기에서도 제가 위에서 이야기한 부분을 언급하고 있네요.)

    http://maria.catholic.or.kr/mi_pr/missa/bbs_view.asp?id=161868&ref=1614&menu=4801

     

    GoodNews 가톨릭정보

    ...

    maria.catholic.or.kr

    여기에 나온 내용을 정리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본 대목에서 나오는 ‘영(spiritus)’이라는 말은 여러 전례학자들의 의견에 따르면 성경의 관습을 반영한 말로써, 영이라는 것은 한 사람의 영혼을 가리키는 것이고, 그 표현은 셈족 어법에서는 "그 사람의 개인적인 차원"을 나타내는 일상적인 표현이었다고 합니다. 따라서 "Et cum spiritu tuo"라고 했어도, 이 말은 "또한, 당신과 함께"라고 일상적으로 받아들였다고 합니다.

     그러나 200년대 정도에 활동하신 교부들의 해석에 따르면 아래와 같은 해석도 가능하다고 합니다.

     

     "영(spiritus)은 사제의 영혼이 아니라 그가 서품식 때 받은 성령과 그 성령께서 주시는 직무수행의 은사를 가리키는 것이다. 따라서 이 인사는 사제가 서품식 때 받은 이 성령의 은사로써 주님의 뜻에 따라 특별하고 초월적인 방식으로 자신의 직무를 수행함을 가리킨다."

     

     곧, 교부들은 영(spiritu)을 한 사람의 영혼이 아닌, 성령의 은총을 뜻한다고 이해하였습니다. 오늘날에도 이러한 교부들의 가르침의 해석으로써 이를 이해한다고 합니다. 「올바른 전례」(Liturgiam authenticam) 56항도 이 점을 직접적으로 지적하고 있다고 합니다.

     

     “고대 교회의 전체 또는 대부분을 차지하는 유산에서 온 특정 표현들은 인류의 일반적 세습 자산의 일부를 이루는 다른 표현들과 마찬가지로 되도록 직역을 함으로써 이를 존중하여야 한다. 예를 들면, 백성들의 응답인 ‘Et cum spiritu tuo.’ 같은 부분이 여기에 해당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따로 표현을 해주지 않으면 이를 성령의 은사가 아닌 사제 개인에 한정지어서 바라보기 때문에 이를 명백하게 표현을 해줄 필요가 있다고 판단하였고, 그렇기 때문에 원문에 충실하여 번역을 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4. 중요한 의미를 담고 있었다.

     저도 이번에 자료를 찾게 되면서 3번의 내용은 새롭게 다가왔던 것 같습니다. 어디선가 들은 이야기였는데,

     

     "사제는 직무를 수행함으로써 성화된다."

     

     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2017년 미사 경문 개편을 통해 변경된 "또한 사제(부제)의 영과 함께"라는 말은 주님의 은총이 신부님이나 부제님에게 함께 하시고, 자신들의 직무을 통해 성화되시기를 바란다는 마음을 표현한다는 것을 새롭게 느끼게 되었던 계기가 되었습니다. 

     앞으로는 미사 때나 강복을 받을 기회가 있어서 이 응답을 하게 된다면 조금 더 정성을 다하여 응답을 하여야 될 것 같습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신자인 우리나, 신부님이나 부제님께서도 성화의 길을 걸을 수 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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